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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폴일상맛집/일상

우당탕탕 제로웨이스트 따라해보기 - (음식 편)

by mrs_ing 2023. 3. 22.

나는 옛날부터 가족이나 친구들이 양치할때 물을 콸콸 틀어놓고있으면 이상하게 불안해져 뛰어가서 물을 끈다.




화장실에서 휴지를 쓸 때 돌돌 말아쓰는게 아까워서 딱 한두칸씩만 필요한만큼 사용한다.
 

배달음식에 사용되는 플라스틱이 너무 아까워서 마음이 많이 안타까워 최대한 요리를 하거나, 밖에 포장용기들고 나가 포장을 해오려고 한다. 


뭔가 제로웨이스트라는 말을 알기도 전부터 무언가를 낭비하는 삶을 되게 싫어해왔던것 같다. 



 

최근 제로웨이스트라는 말이 되게 트렌디하게 유행하고있는 것 같은데 되게 좋은 현상이라고 생각하고, 나같은 플라스틱 포비아도 어쩌면 제로웨이스트를 이어갈 만한 자질은 있지 않을까 생각하면서, 다른사람들의 경험을 듣기 위해 제로웨이스트 관련 책을 여러권 읽어봤다, 
 
그러면서 든 생각은 제로웨이스트 결코 어렵지 않고, 누구나 조금만 의식적으로 행동하면 낭비를 막을 수 있다는 것! 
 
한사람이 극도로 낭비를 줄이는것보다 많은 사람이 조금씩 낭비를 줄이는게 더욱 효율적이라는 말이 크게 와닿아, 나도 스스로 리마인드할 겸 일상 속에서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할 수 있는 몇가지 방법을 정리해보고자 한다. 
 



장보러 갈때 장바구니 가방을 챙겨가기

장바구니를 챙겨가지않고 마트에서 물건들을 사오면, 비닐봉투가 최소 10개는 딸려온다.

싱가폴은 특히나 한국보다 더더욱 제로웨이스트에 관심이 덜한것같다.

한국에서는 봉투를 돈을 내야만 하는 경우가 많은데, 싱가폴은 마트에서 그냥 무제한으로 봉투를 쓸 수 있다보니 대놓고 많이 낭비하는 것 같다. 
 
얼마전에 영국에 갔다왔을 때 장보러가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장바구니나 가방을 들고가는 걸 당연시하는게 너무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영국인 시아버지도 차 트렁크에 장바구니 가방을 몇개나 접어서 보관하고있는 모습을 보고 나는 여태껏 아가리파이터였구나.. 반성하고 또 반성했다. 
 
그래서 나도 싱가폴 오자마자 장볼때 들고갈 수 있는 장바구니를 쉽게 찾을 수 있게 현관문 근처에 둔다. 
 

 


 

장보러 가기전 냉장고털이 하기. 냉털필수!!

장보러 가기 하루이틀전 반드시 냉장고에 남은 음식이 무엇인지 파악한다. 


 
나는 보통은 일주일에 한번 장을 봐와서 냉장고에 식재료를 넣어두고 그때그때 간편한 요리를 하는데, 꼭 식자재 한 두가지는 까먹고있다가 버리는 경우가 흔했다. 
 
이 식재료가 나에게 오기까지 많은 여정을 거쳤을 터인데, 속절없이 버려지는 게 안타까웠으나 이 나쁜 습관을 한동안은 계속 유지했었다. 
 
그러다 크게 반성하고, 이제는 장보러 가기 이틑날 전부터 의식적으로 냉장고를 열어서 있는 식재료를 탈탈 털어 이름없는 믹스짬뽕음식을 만들기 시작했다. 
 
이거는 요리에 대한 부담도 많이 내려놓을 수 있는 방법인데, 나는 여태껏 뭔가 "이름있는" 음식을 만들기 위해 스트레스를 받아왔던 것 같다.  
 
예를 들어, 돼지두루치기, 된장찌개 등등 꼭 레시피를 따라야 만들수있는 이름있는 요리를 하기위해 되게 요리할때 시간을 너무 많이 낭비했었다. 
 
그런데, 어느날 그냥 아무거나 지지고볶아먹으면 그게바로  한끼해결이지라는 생각을 하게되는데, 그때부턴 레시피를 크게 따르지않고,  이것저것 냉장고에 남아있는 식재료를 굽고 지지고 하다보니 이젠 10~15분만에 뚝딱 한끼를 만들 수 있게 되었다. 
 
냉털을 할때도 똑같이, 남아있는 식재료는 무엇이든간에 다 꺼내놓고 마지막 이튿날에 다 처리를 해버려서 냉장고가 텅텅빌때 그 뿌듯함을 이루말할 수 없다.. 



냉털해서 대충만든요리는 사진도 안찍으니 막상 사진찾으려니 안보임.. 그냥 집에서만든음식사진으로 대체😂

원래 한식으로 많이 해먹는데 공교롭게 사진은 안찍었네요..

 


 

음식/식재료가 남으면 용기에 담아 보관하기

싱가폴로 이민을 와서 한동안 시어머니랑 같이 요리를 하다가 남는 식재료를 항상 지퍼백에 보관했었다. 지퍼백을 낭비한다는 생각에 스트레스를 받으면서도 뭔가 한동안은 아무생각없이 이래왔던 것 같다. 
 
그러다가 갑자기 도대체 집에 용기나 락앤락통이 남아도는데 왜 이걸 일찍 깨닫지 못했을까 또 반성하며 식재료는 무조건 용기에 담아 냉장고에 보관하자고 시어머니께 요청을 했다. 
 
그래서 시어머니나 내가 무의식적으로 지퍼백을 찾으려하면 서로 잽싸게 용기를 건네주고 하니 이것도 이제는 우리들의 좋은 습관이 되었다. 

이젠 지퍼백이나 비닐봉투를 구매하지않은지 한참이 되었다👍🏻

 


 

배달 대신 포장용기를 가지고 포장을 해오자

가끔 밖에 나가기 귀찮아서 집에서 무턱대고 배달을 시킬때가 있다. 

배달한번에 겹겹이 쌓이는 플라스틱 쓰레기더미를 볼때의 스트레스는 둘째치고, 뜨거운 음식이 플라스틱에 담겨와 환경호르몬이 듬뿍 담긴 음식을 섭취할때 건강이 항상 걱정이 되었다. 
 
밖에서도 음식 포장을 해올때 대부분은 플라스틱 용기에 담아주기때문에 집에 가는 길이 항상 불편했다.

집으로 가는 이순간에도 음식과 환경호르몬이 섞이고있지는 않을까.. 내가 생각해도 플라스틱 포비아가 조금 심한 편인거 같긴하지만, 그냥 내가 마음이 편해지고싶어서 이제는 밖에 음식을 포장하러갈때 반드시 내 용기를 들고가려 최대한 노력한다. 
 
이제는 보온도시락통때문에 밖에서 국물요리를 시켜서 집에 들고올때도 증말 마음이 편-안하다. 포장용기 30원 세이브는
덤이다. 


오래쓰고 닳은 보온용기 (뿌듯😆)


 
길다란 보온도시락통은 있는데, 넓은 도시락통은 없어서 하나 구매를 해서 항상 가방에 넣고 다닐까 고민중에 있다. 
 



음식을 버리지 않을때 뿌듯함.
포장용기가 열일할때의 뿌듯함.
요리를 많이해서 식사로 돈이 덜 나갈때의 뿌듯함. 


과소비를 할때 항상 마음 한켠이 불편했는데, 그냥 제로웨이스트가 생각보다 적성에 맞아 이참에 쭉 밀고나갈 예정이다.